부상일, TV토론회-유튜브 채널서 '제주도가 전라도화, 전라남남도' 발언 도민사회 비판 커져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부상일 후보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제주도를 가리켜 '막대기만 꽂아도 민주당을 찍도록 가스라이팅 당했다'는 발언을 했다. 최근 연이은 선거토론에서도 '제주도의 전라도 화' '제주도는 전라남남도다'라는 발언을 인용하는 등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역대 선거에서의 제주도민 선택을 특정 정당에 가스라이팅 당한 잘못된 선택으로 폄훼하고 있어 도민사회의 비판이 커지고 있다. . 유튜브 '부상일TV' 갈무리.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부상일 후보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제주도를 가리켜 '막대기만 꽂아도 민주당을 찍도록 가스라이팅 당했다'는 발언을 했다. 최근 연이은 선거토론에서도 '제주도의 전라도 화' '제주도는 전라남남도다'라는 발언을 인용하는 등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역대 선거에서의 제주도민 선택을 특정 정당에 가스라이팅 당한 잘못된 선택으로 폄훼하고 있어 도민사회의 비판이 커지고 있다. . 유튜브 '부상일TV' 갈무리.

점입가경이다. 발언의 강도 역시 도를 넘었다. 누구도 언급해선 안될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부상일 후보는 이번이 5번째 국회의원 도전이다. 본인 스스로 이번이 마지막 도전이라고 공식 언급할 만큼 다급해진 분위기다.

부 후보는 지난 17일 언론사 초청 제주시을 보궐선거 TV토론회에서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제주도가 전체(전국) 결과와는 동떨어진 결과가 나왔다"고 말한 뒤 "제주도가 전라도화 됐다는 말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는 문제의 발언을 했다.

이튿날인 18일 TV토론회에서도 부 후보는 "제주도가 전라도화 됐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 없느냐. 육지 사람에게 제주의 선거 결과를 두고 '제주도는 전라도야? 거기는 전라남남도겠네' 라는 얘기를 정말로 들었다"고 발언했다.

더 나아가 부 후보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선 '불편한 진실! 막대기만 꽂아도 민주당 찍도록 가스라이팅 당한 제주'라고 썸네일을 달아 자극적인 지역감정론을 부추겼다.

부 후보는 유튜브에서 "지난 2008년 국회의원 도전 이후 부단한 노력에도 도민의 선택을 얻지 못했다. 고향 제주를 선택했다는 자신감과 뿌듯함은 저의 오만이었음을 반성했다"며 "부천에서 국회의원 출마 선언하고, 강남에서 낙선했던 인물이 제주에 온 지 며칠만에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이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고 민주당 김한규 후보를 겨냥했다.

부 후보는 "인물이 잘나서도, 못나서도 아닌 '묻지마식 투표' 말고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제주가 호남화 된 게 아니냐라는 이야기까지 들린다"며 "민주당이 아닌 후보에게 제주는 어떤 노력을 해도 외면당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일 뿐"이라고 제주도민을 폄훼했다.

그럼에도 부 후보는 "지역감정을 부추기려는 의도가 아님을 분명히 말한다. 부상일이 미흡하더라도 도민들께서는 잘못하는 제주민주당에 회초리를 들어달라"며 "민심보다는 호남에 기대어 편한 정치를 하는 제주의 민주당 정치인들을 꾸짖어 달라"고 당부했다.

지인의 말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제주도가 전라남남도 아니냐' '제주도가 전라도화 되었다'는 등의 발언을 공식 선거방송 토론에서 언급한 상황에서도 지역감정을 부추기려는 의도가 없다고 항변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부 후보는 "제주인의 주체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균형잡힌 결과를 만들어 달라"며 "제주의 선택을 받아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우는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역감정'을 부추기거나 호남지역을 비하하는 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 부상일 후보 역시 2008년 첫 선거에 나올 때도 민주당 김한규 후보와 비슷했다.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BBK 공세를 맞는 선봉장 역할을 했고, 대선 후 한달만에 2008년 1월 제주에 온 지 2달만에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당시 제주시을 당협위원장은 이연봉 변호사가 맡고 있었지만 출마선언 2달만에 사실상 '전략공천'으로 부 후보는 한나라당 공천을 따냈다.

부 후보는 1월 여론조사에선 1.1% 밖에 얻지 못했지만 3월 공천이 확정된 후 가진 여론조사에선 31.0%를 기록하며 현역 김우남 의원(33.2%)에 1.2%p로 압박했다. 부 후보가 얻은 지지율은 당 지지율이나 마찬가지였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한 대선 후 4개월만에 치러지는 총선이어서 한나라당이 제주에서도 싹쓸이가 예상됐지만 제주시갑 선거구에 친박 5선 현경대 전 의원을 공천 배제하고, 4.3위원회를 폐지하려는 움직임에 한나라당은 제주에서 한 석도 얻지 못했다.

더군다나 부상일 후보도 당시 선관위가 주관하는 생방송 선거방송토론회 1시간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불참하는 오판을 하면서 지지율이 하락했고, 결국 낙선했다.

젊은 패기와 당당함으로 첫 선거에 도전했던 부 후보는 2012년 두번째 도전에선 부인의 선거법 위반으로 공천권을 박탈당해 출마조차 못했다. 

고향 제주를 사랑했다고 하지만 선거가 끝난 후 제주를 떠났고, 2016년 다시 3번째 도전해서 오영훈 후보에게 낙선했고, 2020년 총선에선 10% 이상 차이로 네번째 도전마저 실패했다.

도민사회에선 제주도민이 호남화 된 게 아니라, 부 후보 자신이 도민들로부터 선택받지 못한 이유를 알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막대기만 꽂아도 민주당을 찍도록 가스라이팅 당한 제주"라는 부 후보의 발언은 제주도민의 자존과 정치적 선택을 심각히 훼손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 정권(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에서 제주 최대 현안인 4.3 문제를 해결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당시 4.3특별법이 제정됐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4.3진상조사보고서와 추념식에 직접 참석해 제주도민과 4.3희생자와 유족에게 사과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동안 3차례나 제주를 방문해서 거듭 4.3 국가폭력에 대해 사과하고, 배보상 관련 4.3특별법 개정을 약속했다. 결국 문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배보상 관련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반면 이명박-박근혜 보수정권 당시 제주4.3위원회를 폐지하려 했고, 국가원수가 추념식에 단 한번도 참석하지 않는 등 4.3을 홀대했다. 게다가 4.3평화공원에 '불량위패'가 있다며 희생자를 제외하려고 갈등과 반목을 일으키기까지 했던 것이 그동안 각종 선거에 영향을 미쳐왔다.

자신이 도민들로부터 선택받지 못한 것을 두고 전라도 혹은 전라남남도 운운하며 '지역감정'을 부추기고, 반민주당 프레임을 통한 보수층을 결집시키려는 선거전략은 구태 정치라는 지적이 높다.

전라남남도, 호남화라는 부 후보 발언이 오히려 제주도민의 자존감을 폄훼하고, 무시하는 발언인 셈이다. 마지막 도전이라는 5번째 도전에서 도민들로부터 정정당당히 선택받으려면 더 이상 지역감정을 부추기지 말고, 도민에 대한 진심과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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